AI에게 개발 잘 시키는 법: 개발자가 아닌 기획자의 언어로 코딩하기

“개발은 AI가 다 해준다는데, 왜 내 결과물은 엉망일까?”

ai에게 개발 잘 시키는법

요즘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라는 말이 정말 많이 들린다. 자연어로 툭툭 던지면 AI가 찰떡같이 코드를 짜준다는 뜻이다. 하지만 막상 챗GPT나 클로드(Claude), 커서(Cursor) 같은 툴을 켜고 “쇼핑몰 만들어줘”라고 입력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결과물은 그럴싸해 보이지만 버튼은 작동하지 않고, 데이터는 저장되지 않으며, 수정하려고 하면 전체가 무너져 내리는 경험을. 도대체 왜 콩내놓으라는데 팥내놓고 팥내놓으라면 콩을 내놓는 걸까?

나는 마케팅을 업으로 삼아왔고, 코딩은 국비 개발로 웹퍼블리시로 맛만 본 비개발자 출신 예비창업자다. 하지만 지금은 AI와 함께 내 아이디어를 실제 서비스로 구현해내고 있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단 하나의 진리가 있다. AI는 천재적인 ‘코딩 기계’지만, 맥락을 모르는 ‘신입 사원’과 같다는 점이다.

일을 잘 시키려면 일을 잘 정의해야 한다. 마케터가 브리프(Brief)를 꼼꼼하게 써야 좋은 디자인과 카피가 나오듯, AI에게도 명확한 설계도를 줘야 제대로 된 코드를 뱉어낸다. 오늘은 비개발자가 AI에게 개발을 맡기기 전 반드시 수행해야 할 4단계 프로세스(서비스 구상, PRD, 데이터 설계, Todo 리스트)를 공유한다.


1단계: 서비스 구상 – ‘기능’이 아니라 ‘흐름’을 그려라

많은 예비창업자가 “게시판 기능이랑 로그인 기능 넣어주세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파편적인 기능 나열일 뿐이다. 마케터 출신인 나에게는 이 단계에서 작은 강점이 있다. 바로 ‘유저 시나리오(User Scenario)’를 그릴 줄 알기 때문이다.

개발 용어에 집착하지 말고, 사용자가 우리 서비스에 들어와서 나갈 때 까지의 여정을 구체적으로 상상해야 한다.

  • 누가(Persona): 30대 직장인이
  • 언제(Context): 퇴근길 지하철에서
  • 무엇을(Action): 스마트폰으로 내일 먹을 점심 도시락을 예약하고
  • 어떻게(Flow): 카카오톡으로 결제 알림을 받는다.

이 시나리오가 구체적일수록 AI는 어떤 기술 스택이 필요한지, 어떤 화면이 필요한지 정확하게 유추 해 낼수있다.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사용자 스토리(User Story)’ 형태로 정리하는 것이 첫 번째다.


2단계: PRD(제품 요구사항 정의서) 작성 – AI를 위한 완벽한 작업 지시서

가장 중요한 단계다. PRD(Product Requirements Document)는 개발자에게 주는 작업 지시서다. 보통 비개발자들은 이 과정을 건너뛰고 바로 코딩을 요청하는데, 이것이 실패의 지름길이다. AI에게 줄 PRD에는 다음 내용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2.1. 프로젝트 개요 (Project Overview)

이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왜 만드는지 AI에게 ‘맥락(Context)’을 주입해야 한다.

“이 서비스는 진로를 고민하는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AI 기반으로 적성에 맞는 취업처를 매칭해주는 웹 서비스야. 주요 타겟은 모바일 사용이 익숙한 10대 후반 학생들이다.”

2.2. 기능 명세 (Feature Specifications)

단순히 “회원가입 기능”이라고 쓰지 말고, 상세하게 적어야 한다.

  • 회원가입: 이메일/비밀번호 방식. 비밀번호는 8자 이상, 특수문자 포함. 이메일 중복 확인 필수. 소셜 로그인(구글, 카카오) 포함.
  • 메인화면: 로그인 전에는 서비스 소개 랜딩 페이지 노출. 로그인 후에는 ‘내 진로 매칭 현황’ 대시보드 노출.

2.3. 페이지 구조 (Sitemap)

어떤 페이지들이 필요한지 리스트업 한다.

  • Landing Page (홈)
  • Sign up / Login (회원가입/로그인)
  • Onboarding (사용자 정보 입력)
  • Result Page (결과 확인)

이 내용을 마크다운 문서나 노션 등에 정리해두고, AI에게 개발을 시작하기 전 “이 문서를 완벽히 숙지하고 프로젝트 구조를 제안해줘”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코드의 퀄리티가 달라진다.


3단계: 데이터 설계 (Data Schema) – 서비스의 뼈대 만들기

비개발자가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지만, AI 개발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화면(프론트엔드)은 나중에 고치기 쉽지만, 데이터 구조(백엔드/DB)가 꼬이면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한다.

SQL을 몰라도 된다. ‘무엇을 저장해야 하는지’만 정의하면 된다. 엑셀 시트를 상상해 보자.

예시: 진로 매칭 서비스의 데이터 구조

AI에게 이렇게 설명하면 된다.

“우리 서비스에는 ‘사용자(Users)’, ‘기업(Companies)’, ‘매칭결과(Matches)’라는 데이터가 필요해.”

  1. Users (사용자):
    • 이름 (Text)
    • 이메일 (Text)
    • 보유 자격증 (List)
    • 희망 연봉 (Number)
  2. Companies (기업):
    • 회사명 (Text)
    • 요구 기술 (List)
    • 위치 (Text)
  3. Matches (매칭):
    • 어떤 유저인가? (User ID)
    • 어떤 회사인가? (Company ID)
    • 매칭 점수는? (Number)
    • 매칭 날짜 (Date)
데이터 설계예시

이렇게 논리적인 구조를 한글로 정리해서 AI에게 주면, AI는 이를 SupabaseFirebase, 혹은 SQL 코드로 완벽하게 변환해준다. 데이터 간의 관계(누가 무엇을 작성했는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포인트다.


4단계: Todo 리스트와 순차적 개발 – 한 번에 하나씩

PRD와 데이터 설계가 끝났다면, 이제 AI에게 바로 “만들어줘!”라고 하지 말고 “개발 순서를 정해줘”라고 요청해야 한다.

AI는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의 코드를 생성하면 ‘환각(Hallucination)’을 일으키거나, 앞뒤 맥락을 까먹는다. 따라서 작게 쪼개서(Modularization) 개발해야 한다.

추천하는 개발 순서 (AI에게 시킬 때)

  1. 프로젝트 세팅: “Next.js 14, Tailwind CSS, Supabase 조합으로 프로젝트 초기 세팅해줘.”
  2. 데이터베이스 구축: “아까 설계한 데이터 스키마대로 DB 테이블 생성 코드 짜줘.”
  3. 기본 기능 구현: “회원가입 및 로그인 페이지와 기능을 먼저 구현하자.”
  4. 핵심 기능 구현: “로그인한 유저가 정보를 입력하고 저장하는 온보딩 페이지를 만들자.”
  5. UI/UX 디자인 입히기: “기능은 됐으니, 이제 디자인을 다듬자.”

이렇게 Todo 리스트를 만들고, 하나를 완료할 때마다 체크하며 넘어가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다.

plan 모드를 사용해서 prd를 숙지하여 개발을 진행하기위한 todolist를 아주 상세하게 작성해달라고 요구하자. 그리고 그 작성된 todolist를 시간이 걸리더라도 꼼꼼히 검토하고 가끔 ai가 잘난척하기 위해 넣어둔 사족은 정리하자.

커서의 플랜모드

5단계: 실전 프롬프트 작성 팁 – 마케터의 커뮤니케이션 스킬 활용

이제 준비는 끝났다. 마지막으로 AI에게 명령을 내릴 때 사용하는 프롬프트 팁이다. 마케팅에서 타겟 오디언스에게 맞는 톤앤매너를 쓰듯, AI에게도 ‘페르소나’를 부여해야 한다.

나쁜 프롬프트

“진로 매칭 사이트 만들어줘. 코드는 알아서 짜줘.”

좋은 프롬프트

Role: 너는 지금부터 10년 차 풀스택 웹 개발자야. 보안과 확장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Task: 첨부한 [PRD 내용]**과 **[데이터 스키마]를 바탕으로 진로 매칭 서비스의 MVP를 개발하려고 해.

Constraint:

  1. 언어는 TypeScript를 사용해.
  2. 스타일링은 Tailwind CSS를 사용해.
  3. 코드를 작성하기 전에 먼저 파일 구조(File Structure)를 제안하고 내 승인을 받아.
  4. 초보자도 이해할 수 있게 코드 각 부분에 주석을 달아줘.

Action: 먼저 1단계인 ‘프로젝트 초기 세팅’ 명령어부터 알려줘.


마치며: AI는 당신의 가장 똑똑한 ‘주니어 개발자’다

비개발자 출신 창업자인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부리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 서비스의 ‘Why’를 정의하고 (기획)
  • ‘What’을 명확히 문서화하고 (PRD)
  • ‘How’의 뼈대를 잡아주는 것 (데이터 설계)

이 세 가지만 준비된다면, AI는 당신이 잠든 사이에도 지치지 않고 코드를 쏟아내는 최고의 파트너가 되어줄 것이다. 마케터가 캠페인 기획서를 쓰듯, 개발 기획서를 쓰자. 코딩은 그다음 문제다.

지금 바로 메모장을 켜고,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AI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인 PRD로 번역하는 일부터 시작해 보라. 당신의 서비스는 이미 절반은 만들어진 셈이다.


[참고 자료 및 도구 추천]

  • 기획/문서화: Notion, Obsidian (마크다운 지원 우수)
  • AI 코딩 툴: Cursor (VS Code 기반, 강력 추천), v0.dev (UI 생성), Claude 3.5 Sonnet (로직 설계 우수)
  • 데이터베이스: Supabase (관계형 DB를 쉽게 사용), Fireb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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